[오피니언]
김병학 목사의 소통하는 교회 - 소통은 신뢰를 회복한다(2)
크리스천헤럴드2025.04.29
최근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 국가'(Sensitive Country)로 지정한 결정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조치는 한국이 미국의 첨단 기술과 연구 협력에서 일정 부분 제한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외교적 갈등을 넘어 국가 간 신뢰와 소통의 부재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시사한다.발표된 기사나 매체를 분석할 때, 미국의 결정은 단순한 기술적 고려만이 아니라, 국가 간 소통과 신뢰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국과 미국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한국의 정치적인 불안과 정책의 변화 그리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며 상대국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의 첨단 기술을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이러한 제재 대상이 된 것은 경제적·기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외교적 차원에서도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는 경고일 수 있다.또한, 신뢰 부족은 단순히 경제 협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한미 동맹의 근본적인 관계에도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기술 보호 문제로 시작된 조치가 정치·군사적 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그렇다면, 이 문제를 국가 간 관계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 그리고 교회의 역할과 연결해볼 수 있을까?신뢰가 무너진 곳에서는 갈등이 깊어지고, 결국 관계가 단절되기 쉽다. 이것은 국가 간 관계뿐만 아니라 개인과 공동체, 교회 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념과 세대,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교회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정치에 대한 편협한 판단이 세대의 분열과 교인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사회와의 소통이 부족해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교회는 본질적으로 ‘소통’과 ‘화해’를 위한 공동체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며 하나 되기를 강조하셨다. 하지만 교회가 신뢰를 잃고 사회와의 소통이 단절된다면,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그러면 교회가 실천해야 할 ‘소통의 원칙’은 무엇인가?1. 정직한 대화: 국가 간 신뢰가 무너진 이유 중 하나는 솔직한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내부적으로는 교인들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외부적으로는 사회와의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정직하고 열린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대화뿐만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포함한다.2. 신뢰 회복을 위한 행동: 말뿐만 아니라 행동이 중요하다. 신뢰는 단기간에 쌓이지 않는다. 작은 약속을 지키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줄 때 신뢰가 형성된다.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약자를 돌보며, 공정성과 윤리를 지켜나갈 때 사회적 신뢰도 회복될 수 있다. 또한, 교회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할 때 더욱 신뢰받을 수 있다.3. 다양성과 포용성 인정: 국제사회에서 한 국가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상대국의 입장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세상과도 열린 태도로 소통해야 한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교회가 세상의 아픔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포용하는 자세를 가질 때, 다시금 소통의 다리를 놓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교회는 사회적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미국의 ‘민감 국가’ 지정은 단순한 경제적 조치가 아니라, 우리가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는 경고일 수 있다. 이 문제를 국가 간 외교적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서의 신뢰와 소통의 문제로 확장해 볼 필요가 있다. 교회가 소통과 화해의 장이 될 때, 사회와 국가 간에도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신뢰가 무너질 때, 그 회복을 위한 첫걸음은 소통에서 시작된다. 교회는 먼저 소통을 실천하고 신뢰를 쌓으며, 사회 전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신뢰를 잃은 시대에 교회가 먼저 소통을 실천하며 신뢰를 회복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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