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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병학 목사의 소통하는 교회 - 소통은 생명을 잇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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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는 보호대상 아닌 '교회의 현재’이자 ‘미래 동력’ 신뢰하고 책임을 나눠야

한국은 이미 인구 감소의 길로 들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총인구는 2025년 약 5,167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향후 10년에는 약 5,071만 명, 20년 뒤에는 약 4,797만 명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는 출산율 저하와 급격한 고령화에 기인한 구조적 변화이다. 실제로 최근 청년층의 종교 소속 역시 급감하고 있다. 예컨대, 20대와 30대에서 기독교인 비율은 각각 9 %, 11 % 수준으로 전체 국민 대비 현저히 낮다. 이러한 사회 변화는 단지 숫자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세대 단절’이라는 교회 내부의 미래 위기를 뜻한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 현실을 얼마나 깊이 인식하고 있는가?
많은 교회가 여전히 ‘전도’와 ‘선교’라는 미션에 집중해 왔다. 새로운 교회를 세우고 해외 선교지를 확장하며 영혼 구원에 열심이었다. 그러나 출산·육아·가정이라는 ‘생명의 연속성’과 ‘세대 계승’이라는 과제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교회가 영적 생명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물리적·사회적 생명 곧 ‘아이 낳고 기르는 문화’에는 충분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더욱이 교회 내부에는 젊은 세대가 떠나는 현실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청년대학부 인원은 2014년 약 16만 2734명에서 2022년 11만 4222명으로 8년 새 약 30 %가 감소했다.
그 이유로는 단지 사회적 피로감이나 경제적 부담만이 아니라, 교회 문화에 대한 젊은 층의 실망감이 상당하다. ‘목회자의 언행 불일치’, ‘비민주적 의사소통 구조’, ‘끼리끼리 문화’ 등이 이탈 요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젊은이들은 교회가 시대 변화와 삶의 고민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교회가 여전히 과거 권위주의적 리더십 구조에 머물러 있고, 물질적 부와 번영신학에 치우친 모습이 보일 때 신뢰는 흔들린다.
이처럼 인구 절벽이라는 외부 현실과 청년 이탈이라는 내부 위기가 교회 앞에 놓여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먼저, 교회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구 감소는 단지 통계적 수치가 아니라 ‘생명을 낳고 기르는 문화’가 위협받고 있다는 신호다. 교회가 이 변화에 눈감아서는 안 된다. 영적 생명과 더불어 생물학적·사회적 생명을 함께 품는 사역이 교회에게 요구된다.
다음으로 대응 전략이다. 교회는 세대 간 통합과 소통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부·주일학교가 단순히 세대별 모임에 머무르지 않고,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과 신앙을 연결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또한, 출산·육아 지원 네트워크, 가정 돌봄 사역, 청년 멘토링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생명 문화 사역을 교회 지형 안에 설계해야 한다. 동시에 리더십 구조의 개혁도 중요하다. 재정 투명성 확보, 권위주의 청산, 교회 내 민주적 소통 체계 마련은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마지막으로 구체적 움직임이다. 교회는 지역사회와 손잡아야 한다. ‘가족 돌봄 공동체’, ‘지역 아동청소년 센터’, ‘세대 간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회가 단지 예배당 안의 조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생명 터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청년 세대를 단순히 보호해야 할 존재로 보지 말고 ‘교회의 현재’이자 ‘미래 동력’으로 신뢰하고 책임을 나눠야 한다. 청년이 주도하고 책임지는 사역 모델은 교회의 오래된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이제 질문을 던져본다. “교회는 지금 ‘인구 절벽’이라는 사회적 지형 변화 속에서, 단지 살아남기 위해 분주한 기관이 되어야 할까? 아니면, 생명을 낳고 기르는 생명공동체로서 새로운 비전을 품고 나아가야 할까?”
우리는 후자가 가능하다고 믿어야 한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다. 교회가 스스로를 ‘생명의 공동체’로 재정립할 때, 잃어가는 시대 속에서 잃지 않을 한길이 보인다.
지금이 바로 기회이다. 교회가 자신 안에 머물던 구조를 넘어, 세상 속으로 내려가고 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공동체로 거듭날 때, 청년들은 다시 돌아오고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다시 예배당에 스며들 수 있다.
생명은 숫자가 아니라 흐름이다. 교회가 그 흐름을 품을 수 있다면, 인구 절벽이라는 어둡고 높은 파도 속에서도 한줄기 빛이 될 것이다.
- 다음글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 재 건 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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