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까지 넘나드는 인공지능, 한국 교계서도 논란 > 글로벌뉴스

본문 바로가기

뉴스

[글로벌뉴스] 종교까지 넘나드는 인공지능, 한국 교계서도 논란

작성일 : 2022-06-07

페이지 정보

본문

인공지능이 설교할 수 있나?
그럼 영성은 어디에 있지?
AI종교시대 코앞, 맘은 불편

4d592f80bdfeb996227db3a7b4ac1593_1654646272_5779.jpg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떠돌았던 AI 승려




“인생은 암호화폐처럼 기복이 있다”

지난 1월 21일 AI 승려 프라마하(Phra Maha AI)가 태국의 MZ 세대(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를 총칭)들에게 던진 말이다. 자신을 30살이라고 소개한 프라마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떠돌며 설법을 전했다.

일본 교토에는 400년 된 사찰에 로봇 승려가 등장했다. 로봇을 들인 텐쇼 고토는 “로봇이 불교를 젊은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한 지 6년이 지난 오늘, 인공지능에 의해 변화되는 종교를 보며 한국 교계도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21일 신학기술공생네트워크(이하 KTTN, Korea Theology and Technology Network)는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시대 종교’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KTTN은 신학과 기술의 만남을 통해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뉴욕 맨하튼 대학 로버트 제라시(Robert Geraci) 종교학과 교수는 메타버스와 게임에서 겪는 죽음과 부활을 예로 들며 “기술이 전통적 종교의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창조신앙을 세우기 위한 비영리단체 과학과신학의대화(이하 과신대)도 같은 달 12일에 ‘인공지능과 기독교 윤리’를 주제로 제32회 콜로퀴움 대담을 진행했다.

강사로 초청된 김동환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자율주행차량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어떤 윤리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지를 화두로 던졌다.

이 같은 논의가 잇따르는 것은 기술에 익숙한 MZ세대들이 교회에 답답함을 느끼고 떠나면서 교계 내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독교학술원 김영한 원장은 ‘MZ세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역할’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37회 영성학술포럼 발표회에서 “MZ세대는 인공지능 시대 내면적 존재 불안을 외면할 수 없다”며 “초월성이 부정된 세계 속에서 MZ세대가 교회에서 멀어졌다면, 교회가 MZ세대의 내면 불안과 두려움을 진지하게 다루지 못하고 단지 종교적인 일에만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원장은 “한국에는 6백만 MZ세대들이 있으나, 교회 주일학교 70%가 사라지고 있다”며 “교회가 정체성을 타협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부정적 해체주의나 세속주의에 휩쓸려갈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긍정적 특징인 종교 아닌 하나님 추구, 의미 추구, 관계 중요시, 진실성 추구, 신비 추구, 다양성 추구를 복음의 정체성으로 해설해야 한다”고 전했다.

KTTN 세미나를 주관한 서울 성동구 꽃재교회 김성복 목사도 "교회의 선교정책이 무종교인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시대를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20대의 70~80%가 무종교인으로 통계에 잡히는 시대에 우리가 왜 젊은이들을 잃고 있는지를 깊이 성찰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신대 김인혜 교수는 "신학자와 과학자, 기술자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포스트휴먼 시대의 신학과 인간학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배에 인공지능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크다. 지난해 8월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종교인을 대상으로 AI 설교·설법에 대해 불교도는 35%가 반대한 반면 교인들의 반대 비율은 65%에 달했다. 기독교가 타종교에 비해 기술에 대해 배타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 종교사회학 교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에는 언제나 직업·노동·생명윤리적인 문제가 결부돼 있다”며 “만일 기술을 사용하는 최고의 목적이 이윤이라면 교회는 여기에 대해서 강력히 문제 제기를 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 교수(조직신학)도 “언제나 주어진 기술을 어느 정도사용하는 일이 필요하다”면서도 “설교라는 본령의 일은 AI가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데일리굿뉴스(사장 김명전, www.goodnews1.com)와의 협약을 통해 한국 기독교 소식을 제공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