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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열렬한 팬

작성일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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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향한 나의 모든 꿈을 접는 날이 온다 할지라도…

자녀들이 모두 대학으로 진학해서 집을 떠나서 살자 아이들의 짐도 조금씩 정리를 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남겨두고 간 것들 중 더 이상 쓸모가 없는 물건들은 남에게 주기도 하고, 처분하기도 했다. 짐 정리를 하다 보면 오래된 사진들도 다시 꺼내 보게 되는데, 아이들의 어렸을 때 모습들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한다. 모든 부모가 그렇듯 내 자식은 뭔가 다르고 특별해 보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것처럼 부푼 기대를 갖고 바라보았던 그 때가 떠오른다.  

처음 스케이트장에 데려갔던 날, 배운 적도 없는데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 위에 균형 잡고 혼자 잘 서있는 큰딸을 보며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처럼 보여 놀랐었다. 혹시 포스트 김연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기대에 부풀어서 어느새 큰딸이 올림픽 대회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상상을 했다.

커다란 마이크를 능숙하게 붙잡고 노래하는 둘째 딸을 보며 순간 군중둘의 환호성이 터지는 큰 무대에서 열창하는 모습을 떠올렸었다.

태양계 행성들을 모두 외우고, 과학 채널에서 눈을 때지 못하는 막내 아들을 보며 NASA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해했다.

그랬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 꿈들과는 조금씩 거리가 있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전히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미래는, 그들의 꿈과 나의 꿈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흐르면 또 포기하고, 더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 생길 거란 걸 안다.

그렇게 또 다시 세월이 흐르고, 무엇이든 가능했던 시기들이 하나 둘씩 지나가고, 기회 또한 하나 둘씩 사라지고 말 거란 것을 안다.

그래서 추리고 또 추렸던 꿈들 마저도 거리가 멀어지는 날이 오게 될 것이고, 그저 무엇을 하던 행복하게 살기만을 바라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르고, 그 마저도 불안해져 어느 날 "얘가 밥은 먹고 살겠지?" 하며 모든 꿈을 접게 되는 날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언제나 너의 열렬한 팬이란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시 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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