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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준 비

작성일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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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알 수 없는 주님 다시 오실 그날, 마음의 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집으로 손님이 찾아온다. 중요한 손님인 만큼 아내는 정성을 다해 손님 맞을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집안을 정리한다. 손님이 오기 일주일 전부터 아내가 부지런히 집을 치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신경을 써서 청소를 한다. 진공청소기가 온 집안을 다니며 먼지를 빨아들인다.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청소는 도움을 받아서라도 해결한다.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유니폼을 입은 두 남자가 서있다. 카펫 샴푸하러 왔단다. 나는 그 길로 집에서 쫓겨나 두어 시간 동안 밖에서 보내야 했다.

아이들이 이번 주 많이 혼났다. 평소에 예쁘고 상냥했던 엄마는 어디로 갔는지, 갑자기 신경이 곤두서서 아이들을 노려보며 왜 이렇게 방이 지저분하냐며 야단친다. 내가 보기엔 늘 그랬는데 아내는 마치 오늘 처음 알게 된 것처럼 기가 막혀 한다.

나도 이번 주 많이 혼났다. 세수를 하는데 왜 그렇게 물을 여기저기 다 튀면서 하냐며 잔소리를 들었다. 결혼생활 25년 동안 한 번도 세수하는 방법을 바꾼 적이 없는데 이날은 특별히 사방에 물을 많이 튀게 한 것으로 오해 받았다.

이런 얘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맞았다. 저녁에 집에 돌아왔을 때 집안에 감도는 살벌한 분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내게도 불똥이 튈까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혼난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방 정돈 상태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뭐더라....그러고 보니 나도 맞았다. 내 서재와 연관이 있었던 것 같다.

손님 맞기 하루 전, 집안이 눈부시게 깨끗해 졌다. 솔직히 고백하는 건데 조금 낯설었다. 평소에 이렇게 깨끗하게 치워가며 살고 있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셋에 애완견 하나까지, 사실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그런데 오늘은 구석 구석 어디를 보아도 정리 정돈 되어있지 않은 곳이 없다. 평소와 너무 다른 모습에 익숙하지 않아서 소파에 앉을 때 쿠션이 흐트러질 까봐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나와 아이들이 달라진 집안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하고 있을 때 아내가 한마디 한다. “이제야 사람 사는 집 같네

손님 맞을 준비는 모두 끝났다. 일주일 전부터 준비하며 기다렸던 손님들도 드디어 도착했다. 그 중 한 분이 집안을 잠깐 둘러보더니 이내 아내 칭찬을 한다. 주일날 교회에서 보는 모습처럼 집도 깔끔하리라 예상하였었는데 과연 그렇다는 것이다. 아내는 아니라고 웃으면서도 칭찬을 받아들이는 듯 겸연쩍게 웃는다.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밤이 되어 손님들은 모두 떠났고, 손님맞이는 그렇게 잘 마쳤다. 아내도 결과에 만족해 한다. 나와 아이들도 엄마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참으로 다행이다. 가족모두 고생은 좀 되었지만 그래도 손님 오시는 날을 미리 알아서 이렇게 준비를 잘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주님 오시는 날은 우리가 알 수 없으니 우리의 마음의 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해야 하는가. 늘 깨어 있어 긴장을 놓지 않고 항상 준비하며 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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