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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 “니들이 신앙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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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로 지나온 삶, 어찌 뒤돌아보오. 푯대를 향해 달려 부르심을 이루며 살아야

나이가 든 것을 실감하는 순간 중 하나는 청장년 모임에 참석할 때이다. 특별한 목적이나 모임 구성이 정해져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자연스레 연령대로 모여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식사 때 그렇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가서 음식을 담아 올때까지는 어른과 청년들이 뒤섞여 있지만 모두가 착석을 하고 나면 나이별로 앉아있는 것을 발견한다.
어떤 테이블은 나이가 있는 어른들만 모여서 앉아있고, 어떤 테이블은 젊은 청년들만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나이별로 앉으라고 자리를 정해 준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나도 자연스럽게 어른들 사이에 함께 앉아 식사를 하게 된다. 내 마음은 건너편에 앉은 청년들과 달라진 것이 없는데 그쪽은 언젠가부터 어울리지 않는 자리가 되어 버렸다.
청년들이 모여 앉은 모습을 보며 나도 언젠가 저 자리에 앉아서 어른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렇게 시간이 흘렀구나 싶어 옛 생각에 잠시 잠기기도 했다. 한 유행가의 가사처럼 “머물러 있는 청춘 인줄 알았는데 “ 역시 그럴 수는 없는 것이구나 싶다. 그러나 아무리 흐른 세월이 아쉽고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고 해도, 지나간 세월을 못 잊어 하며 뒤 돌아보며 살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그렇다고 세월이 덧없이 흘러간 것은 아니다. 내 청춘은 갔지만 그 동안 내가 겪고, 견디고, 경험하며 이룬 내 삶의 열매들은 결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어떤 기회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일찍 결혼해 젊은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며 같이 웃고 울며 함께한 아내, 너무도 사랑하는 자녀들, 그리고 내 삶과 사역을 통해 이루신 하나님의 뜻과 계획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나의 속사람은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물이다.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실체는 날이 갈수록 더욱 뚜렷해지는데 이것을 놓고 어떻게 이전으로 돌아가려 하겠는가.
젊고 열정으로 가득했을 때 하나님이 나만 사랑하시는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었고, 내 기도만 응답하시는 것 같은 신앙의 자만에 빠진 적도 있었다. 그러다 인생의 고비를 만나 수없이 넘어지고 좌절하며 믿음도 약해져 하나님이 나만 외면하시고 내 기도만 응답하지 않는 것 같은 신앙의 밑바닥도 경험해 보았다.
그 어렵다는 돈을 초월해 보기도 하고 얽매여 보기도 하였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이전보다는 조금 더 성숙한 믿음의 소유자로 그 나라의 신비와 섭리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는데, 이것을 어떻게 놓고 이전으로 돌아가려 하겠는가. 곧은 길을 힘차게 뛰어서도 가고, 안개속에 지나듯 희미한 길을 더듬어서도 가고, 가파른 절벽을 기어오르듯 힘겹게 겨우겨우 올라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되돌아가려 하겠는가.
그래서 추억은 추억으로만 머물러 있게 두고 나는 나의 삶의 여정을 통해 조금 더 알게 된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에 기쁨과 소망을 두고 살아가야겠다.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내 앞에 있는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며 나의 부르심을 이루어 가며 살아야겠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에게 신앙의 선배로서 조언을 해줄 수 있을 만큼 더 성숙한 믿음의 소유자가 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그 조언의 첫 마디는 일단은 이렇게 시작하려고 한다.
“니들이 신앙을 알아?”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고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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