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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 마약, 영화·드라마까지 점령…마약 확산 부추긴다

작성일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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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환각 장면 담은 콘텐츠 우후죽순
"약물 경각심 무뎌질 우려 커"
마약 유해성 알리고 미화하는 장면 피해야
마약을 소재로 한 드라마 포스터. 왼쪽부터 \'최악의 악\', \'힘쎈여자 강남순\', \'하이쿠키\'.                      (디즈니+·jtbc·U+tv 제공)

요즘 영화와 드라마, 뉴스를 보면 온통 '마약' 얘기뿐이다. 마약 소재 드라마는 최근 두 달 새 네 편이나 나왔다. 매체를 불문하고 마약은 흥미 유발을 위한 자극적인 양념으로 빈번하게 쓰이고 있다. 콘텐츠 속 마약 소재·에피소드가 약물의 위험성을 알리기보다 '흥미 본위'로 다뤄지고 있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드라마 '7인의 탈출'과 '힘쎈여자 강남순'(강남순)을 보면 규제가 비교적 강한 지상파 방송 등에서 '마약' 소재가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알 수 있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에서는 마약 파티를 벌인 주인공들이 환각 상태로 집단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 등장했다. 해당 장면은 자극적인 묘사로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JTBC 드라마 '강남순'은 선천적으로 놀라운 괴력을 가진 '모녀 히어로'가 신종 마약범죄를 소탕하는 이야기가 주축을 이뤘다. 마약 관련 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코믹극으로 경각심보다는 재미를 유발했다는 평가다.

지상파보다 규제가 약한 OTT 콘텐츠들은 더 노골적이다. 마약 장면 묘사가 방송보다 적나라하고 아예 마약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한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더 글로리'의 경우, 마약 중독자로 나온 이사라(김히어라 분)가 약물을 투약하는 장면을 비롯해 환각 증상, 금단 현상까지 묘사돼 논란이 일었다. 앞서 마약 운반을 하는 10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 '소년비행'이 또 다른 OTT 채널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OTT 최근작들을 보면 마약 묘사가 더 두드러진다. 디즈니+ '최악의 악'은 한 형사가 한중일 마약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강남 연합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그렇다보니 마약 제조와 유통, 이로 인한 혈투까지 마약과 관련된 범죄 세계가 자세히 다뤄진다.

이 밖에도 코미디와 누아르, 로맨스 등 여러 장르물에서 마약이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학원물에도 마약 소재가 스며들었다. LG U+모바일tv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쿠키'는 한입만 먹어도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의문의 마약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 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에서는 학생이 마약 영업상으로 뛰고 학교에 마약으로 만든 쿠키가 유통된다. 마약을 제조하는 공간도 학교 기숙사 세탁실이다. 학생들은 한입이면 집중력이 높아져 성적이 오르는 고가의 쿠키를 먹고 환각에 빠진다.

최근에는 연예계를 휩쓴 마약 스캔들과 맞물려 마약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주목도도 높아졌다.

마약 복용으로 인한 각종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지만, 마약이 흥미 위주로 다뤄지며 시청자들의 경각심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디어가 마약 문제를 단순히 흥미성으로 접근할 경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마약에 대한 심리적 경계심을 낮추는 등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청소년 마약 근절 및 예방 대책 토론회'에서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약물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고 재미로만 접근하는 드라마가 늘고, 연예인의 잦은 마약 논란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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