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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 타이밍

작성일 : 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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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는 주님에 대한 신뢰이며 타이밍은 하나님의 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살다 미국으로 온 아내 덕분에 남미 바비큐인 “아사도” 를 알게 되었다. 소고기를 부위별로 숯불에다 장시간 구워서 먹는 요리이다. 모든 부위를 통갈비처럼 두껍게 잘라서 굵은 소금과 레몬으로만 간을 해서 구워 먹는 단순한 조리법이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고기의 참 맛을 느끼게 해주는 별미이다. 다른 양념 없이 절묘하게 간만 해서 먹는 이 요리는 먹어본 사람은 그 진가를 안다. 

간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잘 굽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방법은 얇게 썬 고기를 불 위에 올려놓고 익으면 먹는 것이지만, 아사도는 큰 고기덩어리를 통 채로 굽기 때문에 익는데 오래 걸려서 불조절을 잘 못하면 태우기 십상이다. 

그래서 아사도를 시도하는 초보자들이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고기 겉은 태우고, 속은 날고기처럼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설익게 굽는 것이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비싼 고기를 잘못 구워서 절반도 먹지 못하고 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만만하게 보았다가 손님들을 모셔놓고 여러 번 곤욕을 치렀다.  

굽는 과정은 사실 간단하다.  숯을 태워서 불길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을 정도로 죽으면 고기를 구울 수 있는 불이 된다. 그런데 그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불이 채 죽기 전에 고기를 먼저 올려 놓았다가 센 불에 고기를 태우고 마는 것이다. 고기속까지 익으려면 아직 멀었는데 열이 너무 쎄서 더 굽지 못하고 불판에서 빼야 한다. 

이렇게 불 위에 올렸다 뺐다 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 고기 겉은 타고 속은 전혀 익지 않아 맛있게 먹을 수가 없게 된다.

그렇게 실패를 거듭하다 어느정도 경력이 쌓여 이제 나름 가족과 주위에서 아사도를 잘 굽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그 비싼 대가를 치르고 터득한 비결이 생각보다 간단하다. 바로 고기를 불판위에 올려놓는 타이밍이다.  

한 시간 가까이 숯불 위에서 익혀야 하기 때문에 불이 너무 강해도 안 되고, 너무 약해도 안 된다. 조절이 가능한 가스불과 달리 숯은 열을 가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굽기에 알맞은 적정 온도가 있기 때문에 그 때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고기를 잘 굽는 비결은 그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이다. 빨리 구워 먹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야 하고, 더 기다리면 불이 꺼질 것 같은 불안감과 조바심을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때가 되어 고기를 불 판에 올려 구워 보면 절대로 늦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내하고 기다리다 보면 겉이 타지 않고 속도 아주 잘 익은 최상의 고기 맛을 즐기게 된다. 고기를 구워 본 사람이라면 의외로 가장 잘 구운 고기는 처음보다 나중인 것을 경험한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가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증거이다. 

주님께서 사용하시는 사람이 되는 것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의욕이 앞선다고, 불같이 뜨거운 열정이 있다고 해서 주님께서 일을 맡겨 주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적당히 죽어야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쓸모 있는 불이 되는 것처럼 내 자아가 죽었을 때 비로소 주님께서 쓰실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성급해서, 내가 너무 원해서 그 타이밍을 주시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것이 개인의 계획이든 사업 확장이든 교회 건축이든, 중요한 일을 앞두고 오히려 적절한 때를 감지하지 못해 실수를 할 때가 있다. 

주님의 시간이 될 때까지 꾹 참고 인내하고 기다려야 하는데 섣불리 달려 들었다가 타버린 고기처럼 투자한 것의 절반도 못 건질 때가 있다. 인내는 주님에 대한 신뢰이며 타이밍은 하나님의 시간인 것이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전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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