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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 준비된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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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마태복음 15:8)

예배는 기쁨과 감동 그리고 두려움과 떨림이 공존하는 자리이다. 시간을 구별하고 영과 진리로 하나님을 예배하러 모이는 특별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주님이 정하신 날 하나님께 영광 받으시라고 초청하는 잔치 와도 같다. 손님을 대접할 그릇을 닦는 마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청결케 하고 대접할 음식을 맛있게 준비하듯이 정성으로 경배와 예식을 준비한다.
하나님이 좋아하실 것들로 예배의 모든 순서를 준비한다. 싫어하시는 것과 거룩하지 않은 것들은 깔끔하게 청소를 한다. 그 중 가장 열심히 청소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자아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인간의 탐욕과 교만한 마음이다. 공교롭게도 창조물 중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이 예배를 드리도록 지음 받은 인간이다.
예배당에서 참기 힘든 역겨운 냄새는 오래된 카펫도, 비가 오면 눅눅해지는 벽에서 나는 냄새도 아닌 바로 인간의 자아가 드러난 사람 냄새이다.
사람이 드러날수록 하나님은 가리워지고 예배가 하나님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질된다. 하나님께 돌려야 할 영광을 사람이 가로채고 사람의 만족을 채우는 예배가 되어버린다.
어느 때보다 예배에 자유함과 풍성함이 있지만 두려움과 떨림이 사라지면서 예배의 본질을 놓칠 때가 있다.
음악이 주는 만족이 예배의 대상을 향한 집중을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 영국의 찬양사역자 Matt Redman 은 한동안 교회에서 모든 악기 사용을 중단하고 목소리로만 찬양을 했다고 한다. 예배자의 중심을 돌아보자는 취지였다. 그는 그 후 “Heart of worship” 이란 명곡을 쓰게 되었다.
준비된 찬양리더들이 예배를 인도할 때 자신과 찬양팀이 드러나지 않도록 경계하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예배자의 시선이 하나님께 향하도록 그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지 않도록 두려움과 떨림으로 예배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아니라 사람의 향기가 풍길까 봐 끊임없이 마음과 자세를 가다듬고 돌아본다.
현대음악이 예배에 정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어찌 보면 사람이 문제였다. 새로운 음악에 대한 거부반응보다 새로운 음악을 하는 사람의 태도에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감정적 채움을 풍성함으로 내세우며 사람의 만족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경각심을 일으켰을지도 모른다.
익숙지 않은 악기의 불편함 보다 성도들의 감수성과 영성에 예민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일수 있다. 악기는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일 뿐 영혼이 담긴 생명체도 아닌데 악한 악기가 어디 있겠는가. 악기소리자체에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음악의 장르는 어디까지나 취향일 뿐이다.
은혜는 음악이 끼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끼치는 것이다. 시험도 음악이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주는 것이다. 결국 그것을 사용하고 전달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때때로 하나님이 가려지고 인간의 축제가 되어버린 예배를 보며 염려하는 지도자들도 있다. A.W. 토저는 그래서 “예배인가 쇼인가!” 라고 반문한다. 오늘도 준비되지 않은 예배인도자들이 이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깊이가 부족하고 영성이 부족하다는 질책도 받는다.
모두가 잘 보이는 무대 한복판에 서지만 철저히 가리워져야 하는 것이 예배 인도자들이다. 세례 요한의 고백처럼 인도자는 쇠하여야 하겠고, 소리처럼 증발하여야 한다.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인도자는 예수그리스도의 종이요, 쓰임 받는 도구일 뿐이다. 오직 주님만이 들어나는 예배가 되어야 한다. 예배인도자의 기쁨과 만족은 음악과 분위기에서 조명과 함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다.
주님께 신실한 종이라 불림 받는 데서 오는 것이다. 하나님께 온전히 올려드린 예배에서 오는 만족과 기쁨은 그 어떤 화려한 음악보다, 조명과 함성보다 크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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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영 석 목사찬양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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