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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최재홍 목사의 하루한장 말씀 - 죽을 쑤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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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관심으로 가족과 이웃 돌아보는 계절이길

언제부터인가 저는 죽을 좋아하게 되었고 대심방 기간에도 된장찌게 아니면 죽을 자주 먹었습니다. 최근에도 죽을 먹자고 했더니 대접하시는 분이 난처한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사실 일반 식사보다는 소화가 잘되고 속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죽을 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죽을 먹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죽을 끓이기까지 준비하는 과정과 정성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재료를 씻고 썰고 볶고 풀어서 양념을 하고 약한 불로 천천히 저어 주어야 합니다.
마지막에는 간과 양념을 적당히 해야 합니다. 죽을 먹는 요령도 배워야 합니다. 죽을 먹는 것도 실력입니다. 죽은 조금씩 떠야 하고 위에서부터 자주 떠서 먹어야 합니다. 당연히 어느 정도 식어야 합니다.
무엇인가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소모되는 시간이 있어야 하고 누군가의 정성이 더해질 때 음식도 맛이 있고 풍미가 깊어지고 모양새가 나타납니다.
사실 우리는 죽에 대해서 너무 낮게 평가를 합니다. 아주 쉬운 것으로 표현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죽도 일품 요리 중에 하나입니다.
죽은 사람을 살리는 아주 중요한 음식입니다. 아기들이 자라나서 처음 먹는 음식이 부드럽고 목넘김이 수월하게 만든 묽은 죽처럼 만든 이유식입니다.
몸이 아픈 환자가 아픔과 고통의 자리에서 벗어나는 첫번째 음식이 바로 죽입니다. 그리고 며칠 금식을 한 후에 제일 먼저 대하는 음식이 동치미와 죽입니다. 무엇을 의미하나요? 절대로 음식으로써의 죽은 쉽지도 않고 천하거나 흔하지 않습니다.
죽은 결코 쉬운 음식이 아닙니다. 죽은 생명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전하고 연장시키며 살리는 음식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우리들이 마지막에 먹어야 할 음식도 죽입니다.
죽을 잘 먹고 소화하면 부족한 새 힘을 얻고 생명의 자리로 회복되어 돌아옵니다. 그만큼 시간과 마음의 정성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죽을 소화하고 잘 먹으면 활기를 찾고 살아나게 됩니다.
저는 아내가 쉽게 만들어주는 음식으로 당연하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아프고, 때로는 아내가 몹시 아플 때에 먹고 싶다고해서, 죽 쑤는 요리 비법을 자세히 알려주었지만 눌어붙고 태우고 설익고 망쳐버렸습니다.
우리 중에는 죽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MZ세대의 젊은이들이 가장 먹기 싫어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죽이라고 합니다.
목사님이 설교를 못하면 ‘우리 목사님 오늘 설교 죽을 쑤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밥을 잘 준비해서 밥상을 차려놔도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한편에서 누구는 그런 죽을 너무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죽도 없어서 먹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배부른 소리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나 자신만 배부르면 다른 사람을 생각해 주고 배려하는 안목이 사라져 버립니다.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에만 불우 이웃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활절에만 새신자, 새가족 초청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늘상 우리주변에는 배고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구원이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가장 근본이고 쉬운 것을 간과하며 살아갑니다. 가족과 이웃을 돌아보는 계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내가 받은 사랑과 관심을 나누고 되돌려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따뜻한 밥상 한끼와 마음의 감사와 고마움을 나누어 주시길 바랍니다. 격려와 칭찬의 인사를 나누시길 바랍니다.
해피댕스기빙!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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