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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 고향

작성일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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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그리운건 이 땅에서 나의 삶이 시작된 곳이기에

가을이다. 아내가 장모님과 함께 한인 마트에 가서 빨간 고추를 한 가마니 가득 사왔다. 뒷마당 곳곳에 빨간 고추가 사방에 널려져 있다. 장모님께서 모두 말려서 태양초 고춧가루를 만드신다고 한다. 미국생활 처음으로 한국에서나 보았던 가정에서 직접 햇볕에 말린 태양초 고춧가루를 먹어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고추들을 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한국이 너무 그리워 진다. 미국에 살고 있으니 한국음식이 그리워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이제 미국 전역에 한인음식점들이 있고, 유명한 한식당에 가면 한국에 있는 어지간한 식당들 보다 더 맛있게 한국음식을 잘한다.

한국사람이 그리워서도 아니다. 한국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이 그리우면 LA 한인타운에 가면 된다. 그곳은 외국 사람들 보다 더 많이 보인다. 어떤 곳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을 보기가 희귀할 정도이다.

한국에 두고 온 가족이 그리워서 그런 것 또한 아니다. 미국으로 이민을 온지 오래되어서 이제 이곳에서 더 오래 살았다. 내 가족 대부분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 친구들도 이곳에 더 많다. 이제는 한국에 가면 오히려 갈 곳이 적고 낯설다.

그럼 미국서 구하기 어려운, 꼭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그리워서 그러냐 면 그 또한 아니다. 미국에서도 한국의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를 맛볼 수 있다. 전남 광양의 자연산 가을 전어를 이곳 모 한인 마켓에서 수입해 직송판매 한다고 한다. 또 전 날 제주도에서 갓 잡은 광어도 산채로 미국으로 가져와 그 다음날이면 이 곳 한인 마트에서 살수 있다고 한다. 

낙엽이 떨어지는 덕수궁 돌담길이 그립기는 하지만 LA 근방에 있는 Pasadena 시에 가면 오래된 나무 사이로 제법 운치 있는 가로등이 있는 거리를 걸어볼 수 있다. 한국 시골 고향 가는 길 따라 붉게 물든 단풍잎이 보고싶기도 하지만 LA 근교로 조금 더 운전해 나가면 예쁘게 물든 낙엽이 떨어지는 꽤 낭만적인 거리에서 낙엽도 밟아볼 수 있고 오색 풍경도 볼 수 있다.

그러면 여기 다 있는데 왜 한국이 그립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그곳이 바로 내 고향이기 때문이다. 이 땅에서 나의 삶이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천국을 그리는 마음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금은 보화로 장식된 화려한 궁정과 보석으로 수놓은 거리가 보고 싶어서 가 아니고, 부귀영화를 누리고 더 좋은 것을 갖고 싶어서 도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께서 계신 그곳이 바로 우리 영혼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시편 8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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