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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 [국군의 날] "관계 중심으로 재편"…軍선교, 본질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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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동원서 지속성으로 군선교 패러다임 전환 시도

1951년 군종 성직자들. (사진 제공= 국방부)

육군훈련소 진중 세례식 모습. ⓒ데일리굿뉴스

군선교 현장. 박수치며 찬양하는 기독장병들. ⓒ데일리굿뉴스DB (사진 제공 = 김대영 목사)
군 선교는 한때 '민족복음화의 요람', '청년 선교의 황금어장'으로 불렸다. 하지만 병영 환경이 크게 달라지면서 이제는 새로운 돌파구가 요구된다. 국군의 날을 맞아 군 선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길을 짚어봤다. <데일리굿뉴스 편집자주>
"각하시여, 미군 장병들은 전투에 나서기 전 성경으로 마음을 무장합니다. 그러나 대한의 아들들은 아무 정신 무장도 없이 적과 맞섭니다. 어찌 원통치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군종목사를 속히 파송해 주옵소서."
1950년 11월, 주한 미 3사단 카투사 사병이 6·25전쟁 중 이승만 대통령에게 한국인 군목을 보내 달라며 호소한 내용이다. 이를 계기로 같은 해 12월 21일 군종제도가 창설되면서 공식적인 군내 선교 활동이 시작됐다.
군종제도가 제도화되기 전에도 자발적인 비공식 선교는 있었다. 손정도 목사의 아들이자 초대 해군 참모총장이었던 손원일 제독은 1948년 국방부 장관에게 군종제도를 건의했으나 무산됐다. 대신 이화여고 교목 정달빈 목사를 정훈장교로 입대시켜 군목 역할을 맡겼다. 사실상 우리나라 최초의 군 선교였다.
1969년에는 전군신자화운동이 전개됐다. '1인 1신앙 갖기 운동'을 통해 병사들은 기독교·천주교·불교 가운데 하나를 택해 의무적으로 종교 활동을 했다. 같은 시기 군인교회 건축과 진중세례가 시작되며, 1971년 최전방 육군 대대에서 병사와 지휘관 154명이 첫 합동세례를 받았다.
군 선교는 이렇게 기독 강군 양성의 요람이자 청년 선교의 황금어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병영 환경의 변화는 선교 방식에도 영향을 줬다. 복무 기간 단축, 평일 외출 허용, 병사 월급 인상 등으로 과거 초코파이나 햄버거를 매개로 한 선교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 선교계는 물질보다 관계와 본질로 방향을 틀고 있다. 경쟁 사회의 불안, 디지털화로 심화된 개인주의 등 세대적 특성을 고려한 '본질 중심 사역'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 연천 878대대 낙원교회 김현욱 목사는 자대 배치 신병에게 가족처럼 다가가고, 예배 후에는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한다. 식사 자리에서 진로·연애 상담까지 함께 나누며 전인적 돌봄을 실천한다. 김 목사는 "신병들은 늘 긴장 속에 생활한다"며 "가족 같은 관계로 안정감을 주면, 그렇게 세워진 병사들이 또 다른 신병을 지지하는 선순환이 생긴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과 코로나19는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다. 강원도 양구 백두포병교회 김대영 목사는 온라인 예배를 도입해 근무로 참석하지 못하는 병사들에게 예배 링크를 제공했다. 댓글 참여를 출석으로 인정하고 종교 마일리지를 부여했다. 그는 "팬데믹 때문에 시작했지만 지금은 취사병 등 주일 예배가 어려운 병사들에게 신앙의 통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전역 이후 신앙을 이어가도록 돕는 사역도 활발하다. 군선교연합회(MEAK)는 '비전 2030 운동'을 통해 지역교회와 연계, 군에서 세례받은 장병들이 민간 교회에 정착하도록 지원한다. 공군교회는 '크선멘(크리스천 선배 멘토링)'을 운영해, 전국 대학생 멘토와 전역 장병을 1대1로 연결해 신앙을 이어가게 돕고 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와 협력해 전역 장병을 지구별 캠퍼스 공동체와 연결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군선교가 '양적 동원'에서 '관계와 지속성'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적 변화 속에서도 병사들의 마음을 얻고 복음을 전하려는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배홍성 웨슬리언군선교사협의회 회장은 "한국교회의 미래와 3040세대를 세우는 시발점이 군선교 현장의 청년들"이라면서 "군선교가 흔들리지 않도록 적극적이며 디테일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흩어진 손길을 모으고 끊어진 책임을 이어 이 시대 군선교의 현주소를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며 "선교 현장에서 사역이 계속 이어지도록 전문화된 군선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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