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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 특별한 선물

작성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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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아가는 ‘일상’보다 더 값지고 특별한 선물은 없어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트리 밑에 둘 아이들 선물을 준비한다. 아이들이 평소에 갖고 싶었던 것들, 가격이 부담이 되어 평소에 주지 못하는 선물들도 이때만큼은 큰마음 먹고 준비를 한다.

 성탄절날 아침에 일어나 포장해 놓은 선물을 신나서 풀어 볼 생각에, 아이들 못지않게 나의 마음도 부풀고 기대가 된다. 평소에 갖지 못하는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되니 아이들 입장에서는 더 할 나위없이 기쁘고 좋은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아빠의 입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어쩌다 한번 진한 감동을 줄 수 있는 비싼 선물을 사주는 것보다, 조금도 감흥을 주지 못하는 아이들의 일상적 필요를 마련해주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유지하는데 더 많은 돈과 시간, 노력과 희생이 요구된다. 날마다 먹는 밥, 매일 편하게 잘 수 있는 집, 계절에 따라 입을 옷 금방 헤어지는 운동화, 학원비, 병원비 등등,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일상적인 것을 마련하는 일은 사실 적지 않은 부담이다.

언젠가 누군가 이 비용을 돈으로 환산한 통계를 보았는데 만18세까지, 즉 스스로의 쓸 것을 책임질 수 있는 최소한의 나이가 되기까지,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 액수는 내가 모든 특별한 날마다 빼놓지 않고 아이들에게 큰 감동을 줄 선물을 준다 해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금액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기억하고, 고마워하는 것은 이처럼 어쩌다 한번 받게 되는 특별한 선물이다. 먹을 것, 입을 것, 잠잘 곳, 이 모든 것이 때때로 받는 선물하나 만도 못하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탓할 수 있으랴. 아이의 입장에서는 이런 일상의 필요가 채워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부모가 있는데 아이가 오늘 먹을 끼니를 걱정하고,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고, 오늘밤 잠잘 곳이 없어 불안해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부모로서 미안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같은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아이는 이런 일상의 필요는 부모에게 맡기고, 밝게 하루하루를 기쁘게 사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그러니 아이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간혹 받는 선물이 더 특별하고, 기억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나와 내 자녀에게서만 아니라 나와 하나님아버지와의 관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때때로 내가 지금 누리고 살고 있는 일상을 특별한 축복으로 여기지 않고, 그보다는 남에게는 있는데 나에게는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하나님아버지께 나도 특별한 선물을 달라고 간청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받게 되면 그제서야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에 감사하며 간증한다. 그러나 만약 내가 살아가는 이 일상이 무너져 버린다면 특별한 선물을 아무리 많이 받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니 나 또한 하나님아버지께서 오늘 내게 일용할 양식을 주신 것과 나의 일상을 가능케 해 주신 것에 그 무엇보다 감사해야 한다.

이처럼 아이러니 하게도 아이에게 특별한 선물을 마련해 주는 것은 쉽고, 조금도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을 마련해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 특별한 선물은 아이를 위해서 못사줄 때보다 안 사줄 때가 더 많았다. 그러나 일상의 필요한 것들은 행여나 마련해주지 못할까 봐 염려로 잠을 못 이루던 밤도 있었고, 자존심을 버려야 한 적도 있었고, 새벽에 예배당에서 눈물로 기도한 적도 있었다. 부모로서 내게는 아이들의 일상을 마련해주는 것보다 더 치열하고 힘든 일은 없었다.

그러니 아이들이 알아주던 말든, 아버지인 나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 중 그들의 일상을 마련해 주는 것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선물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땅에서 하나님아버지께서 내게 허락하신 그 어떤 선물보다도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일상보다 더 값지고 특별한 선물은 없는 것이다.

또 이 땅에서의 일상뿐만 아니라, 저 천국에서 예수님과 함께 살아갈 영원한 일상보다 더 소중한 선물은 없다. 이 선물을 우리에게 주시기 위해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자신의 생명을 내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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