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가이드 > 오피니언

본문 바로가기

뉴스

[오피니언] 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가이드

작성일 : 2023-08-13

페이지 정보

본문

나를 위해 가장 좋은 계획을 세우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은 
내가 꼭 경험하고 가야 할 길로 인도하신다

한국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자주 가기 어려운 먼 곳이고 비용도 많이 드니 가서 최대한 많이 보고 경험하도록 철저히 준비를 하고 갔다. 비행기표 구매와 호텔예약은 이미 여러 달 전에 마쳤고, 떠나기 한달 전에는 가볼 곳들, 먹을 것들, 구경할 것들, 지하철 노선과 버스와 기차표도 미리 알아보고 예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모든 일정을 마쳐야 하니 스케줄도 효율적으로 짰다. 동선을 따라 여행할 곳을 정하는 것도 막상 가보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시간과 교통비를 줄이고 힘도 아껴,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이 모든 준비를 해야 하니 가이드가 사전에 해야 할 일이 제법 많다.

이렇게 세심히 준비를 해도 막상 가보면 여러 변수가 생긴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생길 때도 있고 날씨가 변덕스러울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놀이동산에 가기로 한 날 비가 많이 내리면 일정을 변경해야 한다. 날씨 확인을 했음에도 수시로 변한다. 

그러나 인솔자에게 가장 큰 도전은, 이런 힘든 준비과정이나 예측하지 못한 현장의 변수가 아니라, 바로 따라오는 사람들이다. 긴 시간 비행기를 타고 생체리듬의 시간이 반대인 곳에서 진행되는 여행의 시작은 지친 몸과 마음이다. 여행으로 들뜬 마음은 피곤함에 수그러들고 쉬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관광보다 숙소에서 늘어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로 인해 첫날부터 여행 계획이 틀어질 위기를 맞는다. 모두가 내키지 않는데 지친 몸을 일으켜 따라 나서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여행 계획을 바꾼다면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여행의 목적이 최대한 많이 보고, 배우고, 느끼는 것이라면 인내와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걸어야 하고 이동해야 한다. 덥다고 하루 종일 그늘 아래 앉아 있을 수 없고, 비가 온다고 방 안에만 있는다면 여행을 할 수 없다. 가야 볼 수 있고, 겪어야 경험할 수 있다. 

가장 큰 실수는 상황에 따라 쉽게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당시에는 반응이 좋고 몸은 편해도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무런 추억이 없다.

편안하고 안락한 여행이 되게 하는 것도 가이드가 할 일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할 일은 여행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고생이 되어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좋은 여행이 된다면 당시의 수고는 잊혀지고 좋은 추억만 남는다. 

가이드가 할 일은 이 고비들을 잘 넘겨서 계획을 끝까지 완수하는 것이다. 지치고 피곤하면 불평할 수 있다. 여행이 싫어서가 아니라 잠시 힘들어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가이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때마다 독려하며 잘 따라오도록 설득한다.

가이드는 모두의 의견과 요구를 들어주는 것도 경계한다. 저마다 생각과 의견이 분분하다. 모두의 요구를 들어주고 그때마다 계획을 바꾼다면 차질이 생긴다. 다양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 여행이다. 관심이 없었던 경험을 하고나서 생각이 바뀌어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지혜로운 가이드는 일시적인 반응은 지나가게 내버려두고 중요한 계획을 수행해 나가는 것에 목적을 둔다.

그러니 여행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이 모든 계획은 가이드에게 맡기고 그가 인도하는 대로 가고, 보고, 경험하면 조금 힘들고 고되어도 많은 것을 배우는 좋은 여행을 하게 된다. 그 결과를 위해서 가이드가 철저히 준비를 한다. 여행이 끝나면 왜 이곳에 갔는지, 왜 이런 계획을 세웠는지 알게 된다. 가이드를 믿고 따르는 것이 좋은 여행을 위한 가장 현명한 결정이다.

우리 인생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따르는 과정도 다르지 않다. 나를 위해 가장 좋은 계획을 세우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은 내가 꼭 경험하고 가야 할 길로 인도하신다. 나의 인생이 풍성한 삶이 되도록 꼭 필요한 것을 보고 배우고 깨닫게 하신다. 하나님은 열심을 다해 이 모든 것을 준비하신다.

그러나 그 과정은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를 때가 많을 것이다. 내가 원치 않는 경험도 있고, 가기 싫은 곳도 있을 것이다. 피하고 싶은 힘들고 고된 과정도 있을 것이다. 

이때 포기를 하면 하나님이 나를 위해 예비하신 계획과 목적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나를 위해 준비하신 과정을 모두 마치고 나서 알게 될 하나님의 뜻과 놀라운 결과를 볼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러니 하나님을 믿고, 힘이 들어도 끝까지 가야 한다. 그곳에 도달해야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 가족 모두 아빠가 가이드 하느라 수고했다며 박수를 쳐줬다.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면서 힘들고 불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참 좋은 여행이었다며 고마워했다. 다음에 다시 가족 여행을 떠날 때 이번의 경험이 신뢰가 되어 아빠를 믿고 또 다른 여행을 따라나설 수 있게 된다. 어찌보면 이것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목적일지도 모른다. 여행만큼 동반자들을 가깝게 하는 게 없다.

우리 가족은 같이 여행을 다녀온 후 한층 더 가까워졌다. 서로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다. 함께 보고 느끼며 공감한 것들이 생겼다. 같이 걷고 고생하며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생겼다. 여행에서 돌아와도 오랫동안 함께 간직할 추억과 나눌 이야기가 생겼다.

하나님을 따라가는 것도 같다. 가다보면 예비하신 길로 인도하신 이유를 알게 된다. 결과를 보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된다. 이 경험이 신뢰가 되어 나를 더 멀고, 긴 여행으로 인도하실 때도 믿고 따라 나서게 된다.

이는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사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 (요한계시록 7:1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