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는 ‘녹색의 지옥’이라 불리는 아마존에서 아내인 고 허운석 선교사와 함께 30년 가까이 사역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죄인이었는지 가슴 찢으며 회개하는 김철기 선교사의 참회록이다. 저자는 아내에게 이혼
당하지 않기 위해 40일 금식기도를 시작했고, 기도 중 주님이 가난한 시골 교회를 섬기라는 감동을 주셔서 13가구가 사는 농촌 교회에서 6년간 사역했다. 그곳에서 철저히 가난을 훈련한 저자 부부는 계획에도 없던 아마존 선교사로 부름을 받고 순종했다.
숱한 고통과 시련이 있었지만 열정적으로 사역한 저자 뒤에는 믿음의 전사요 십자가의 증인인 허운석 선교사가 있었다. 허 선교사는 폐암이 재발했음에도 복음을 위해 자기 생명을 번제로 드렸다. 불같은 시험
을 악한 본성과 자아를 불태우기 위해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물로 여긴 그녀는 말기 암의 극심한 고통 중에 주님과 온전한 연합을 이룬 뒤 2013년 9월에 주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생전의 설교와 그녀의 마지막 일기를 엮어서 <내가 왕바리새인입니다>와 <그리스도만 남을 때까지>로 출간되어 한국 교회의 왜곡된 신앙 가치관을 되돌아보게 했다.
그런데 평생 주님을 목숨 바쳐 사랑하고 헌신한 삶 같지만 저자는 이 모든 것이 위선이고 사기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자기 의를 십자가에 못박지 않은 채 선함의 옷을 입고 사역을 감당한 것이다. 허 선교
사의 암이 재발했을 때 저자는 마음을 찢고 자기 자랑과 의, 종교적 야망을 버렸어야 했는데, 그때도 주님께 허세를 부리는 기도를 드렸다고 고백한다. 아내가 폐암 수술을 해도 낙심하지 않고 주님을 원망하지 않는 신실한 선교사로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내가 떠난 후 저자는 비로소 그릇된 회개를 멈추고 깊은 겸손의 자리로 나아가게 되었다. 주님은 고통을 통해 세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복을 주셨는데 저자가 원한 건강 등을 통해 강복하신 것이 아니라
저자를 거룩하게 하시고 주님 안에서, 주님으로 인해, 주님을 위해 살게 하신 것이다.
본서는 저자가 아마존에서 이룬 업적이나 성공 스토리를 기록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죄를 철저히 회개하고, 또 아내인 허 선교사의 삶과 사역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쓴 것이다. 우리 안의 마지막 우상은 자기 의
(자아)다. 자아를 죽음에 넘겨야 우리는 주님과 온전히 연합할 수 있다. 즉 하나님께 쓰임받는 그리스도인은 모두 자아가 죽은 사람들이다. 저자의 깊은 고백을 통해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우상과 자기 의
를 발견하고, 속한 곳에서 ‘밀알’이 되어 많은 열매를 맺도록 이끈다. 깊이 숨겨진 죄악까지도 솔직하게 토설하는 본서는 사역을 주님으로 오해하고 따라가는 사람에게 큰 도전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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