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이단적 요소와 힌두교의 미신적 요소
영적 피폐와 낙후된 환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의 꽃은 끊임없이
피어나고 열매 맺는 곳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인도를 찾게 되었다. 인도 반도의 최남단 서쪽에 위치한 Kerala주 Trivandrum이라는 곳이다. 의심이 많기로 알려진 예수님의 제자 도마가 당시 사역했다는 곳이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한다. 4월이지만 화씨 90도를 웃도는데다 습도가 말이 아니어서 정상적으로 바깥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4월 1일 부활주일 밤 L.A.를 출발하여 필리핀 마닐라에 가서 한 주 남짓 사역을 감당하고 13일 싱가포르를 거쳐서 이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 공항에서 알게 된 일이지만 피부색이 까무잡잡한 인도사람들 틈에 끼어서 유일한 외국인으로 이곳을 찾게 되었으니 다시 한번 이방인임을 실감하게 된다. 다소 지루하고 피곤한 여정이었으나 이러한 선교여행에 오랫동안 익숙하다보니 특별한 어려움 없이 감당할 수 있었다. 작년에도 경험했던 일이지만 공항에서의 입국수속이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정식으로 여행 VISA를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죄인을 신문하듯이 방문자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어떤 외국인이 이곳에 방문하려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역자 세미나를 주최하는 현지 선교사님의 지극 정성한 보살핌과 배려에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십자성선교회를 통해서 알게 된 선교사님은 그야말로 믿음의 거인이라는 수식어로도 부족함이 없으리라. 이번에도 인도 정부에서 기독교인들을 배척하면서 외국인 선교사들을 대대적으로 추방하는 시기에 이처럼 세미나를 계획하고 준비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된 일이지만 이 분의 할아버지는 1920-40년 무렵 순교자적인 사명감으로 이곳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이 지역을 관할하던 외국인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서 개신교가 발붙이기 힘든 이곳에 복음을 전하는 선구자적인 사명을 감당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선교사님 또한 가정에서부터 이러한 신앙의 전통을 이어받을 수 있었기에 웬만한 어려움과
고난에도 좌절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이번에도 세미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역경이 있었지만 금식하고 기도하면서 주님의 뜻만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역자 세미나는 하나님의 놀라운 경륜을 통한 인도하심과 선교사님의 이와 같은 헌신이 밑거름 되어 그야말로 대단한 성황을 이루게 되었다. 공개적으로 홍보를 할 수 없는 여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역자들이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보여준 열정은 감동 그 자체였다. 한 마디 한 마디주님이 주시는 말씀을 받을 때마다 하나 같이 손을 들고 힘차게 아멘으로 화답하는 모습은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현지의 낙후된 전기 수급 사정 때문에 유사시를 대비해서 발전기를 따로 준비하는 모습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성경적인 치유>이었는데 인도 사역자들이 특별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기도를 통해서만 치유를 이룰 것인가 아니면 약물이나 의료행위 등을 치유의 통로로 인정하느냐 하는 것이 그들 사이에 큰 논란이 되고 있었다. 왜냐하면 적지 않은 사역자들이 기도 통한 치유가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문화 속에는 수많은 이단적 요소와 힌두교를 통한 미신적 요소들이 혼재해 있는 관계로 정상적인 사역을 하는데 있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목사를 통한 기도를 믿지 못하거나 이를 거부하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데 심지어 목회자들 스스로 이처럼 거부당하는 일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도를 생각할 때마다 쉽게 떠오르는 그림이 있는데 한없이 가난한데다 너무 지저분하고 도덕과 인륜을 초월한 성범죄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삶의 환경은 물론이고 영적으로 피폐해져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악 조건 아래서도 복음의 꽃이 끊임없이 피어나는 가운데 그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위를 견디고 피어난 화초가 더욱 진한 향기를 내고 비바람을 맞고 자라난 과실이 더한 맛을 내는 것처럼 영적 환경이 어려울수록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보다 아름다운 결실을 이루리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인도를 위해 기도한다. 주여, 이 땅에 단비를 허락하셔서 복음의 씨앗이 든든히 뿌리내리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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